달콤한 소원

영혼과 육신이 반넘어 분리된 것 같은 고통이여

삶의 이유와 목적을 쥘 수 조차 없는 영혼의 마비상태

밥 때가 되면 먹고, 단 게 먹고 싶으면 초컬릿을 입에 던져 넣는다.

우물거리는 내 입이 내 입이 아닌 듯

분리된 내 자아가 나를 무감하게 바라보고 있다

정신과 기력이 돌아올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공부하고 이해했던 내 삶의 이유

내 존재의 이유

그리고 실천강령

이것을 붙잡지 못하는 나의 영혼.

허전한 고통과 슬픔의 파도 때때로 내 영혼을 적시면, 마취제라도 맞은 듯 기력이 없는 내 육신은 축 늘어지고

그걸 바라보는 내 마음에 드는 소원 하나.

누구 하나 날이 잘 선 단도 하나 굳게 쥐어 내 심장에 꽂아 줬으면

두 손 꼭 잡아 부드럽게 심장근육을 베어줬으면

그렇게 이 지독한 고통에서 죽음으로서 나를 구해줬으면.

얼마나 따뜻할까

심장에서 뿜어나오는 끈적한 피가 숨구멍을 메우고

불투명한 피바다에서 조용히 거품을 끓으며 잠겨가는 나의 숨소리

얼마나 달콤할까

기나긴 고통에 확실한 종지부를 찧을 때 맞이하는 그 환희

얼마나 상큼할까

따끔한 칼끝이 내 신경을 자극할 때

비로소 느끼는 살아있음

영혼과 육신이 하나되어 살아있다는 감정을 오감으로 만끽하고

더 이상 고통으로 돌아가지 않을, 내 삶의 종착지에

육신을 벗고, 육신 위에 얹혀진 모든 짐과 굴레도 내려놓고 가게 되는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이여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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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eepsky3에 대하여

Stanford Grad Studen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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